사운드 오브 뮤직과 비디오 테이프
제가 자라던 때에는 비디오 테이프가 한창이던 때였습니다. 그래서 아이들용 교재같은 것들도 비디오 테이프로 세트를 만들어 팔기도 했었습니다. 저의 어머니는 교육에 관심은 많으신 분이셨지만, 그런 비싼 비디오 세트를 사줄만한 형편은 되지 못했습니다. 그러나 그 와중에 어머니가 사 준 두 가지 비디오 테이프가 기억이 납니다. 하나는 '둘리의 배낭여행'이라는 영어 교육용 비디오 테이프였고, 하나는 '사운드 오브 뮤직'이었습니다.
1959년 상영된 동명의 브로드웨이 뮤지컬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미국의 뮤지컬 영화입니다. 1965년에 개봉하였으며 로버트 와이즈가 감독을 맡고 프린세스 다이어리, 메리 포핀스로 유명한 줄리 앤드루스와 얼마전 작고하신 스타트렉과 나이브스 아웃 등 수 많은 영화에 출연한 크리스토퍼 플러머가 주연을 맡았습니다. 그리고 사랑스러운 7남매가 나오는데, 사운드오브뮤직 50주년 기념해서 미국 방송에서 다시 모인 그들의 모습을 보니 감회가 새로웠습니다.
그리고 이 영화는 둘리의 배낭여행보다 더 영어 공부를 하는데 도움이 되었습니다. 정말. 테이프가 늘어질 정도로 봤었으니까요.
줄거리
오스트리아의 알프스 산맥을 배경으로 견습수녀인 마리아가 'Sound of Music'을 부릅니다. 하지만 그녀는 말썽꾸러기 견습수녀로도 유명했습니다. 수녀원에서는 또 미사에 늦은 마리아를 걱정하는 다른 수녀님들의 노래가 울려퍼지고, 결국 원장인 아베스 수녀님은 마리아에게 가르침을 주고자 어머니가 돌아가신 후 예비역 대령인 아버지와 함께 사는 일곱명의 아이들이 있는 곳의 가정교사로 보냅니다.
그렇게 폰트랩 대령의 집에 도착한 마리아. 자유분방하고 음악을 사랑하는 마리아와 달리 폰트랩 대령의 집은 삭막하기 그지 없었습니다. 호루라기로 서로를 부르고, 호령할 때마다 군대식 박자에 맞추어 나와 자신을 소개하는 아이들을 보며 마리아는 이 아이들을 도울 수 있게 해 달라고 기도합니다. 하지만 아이들은 두꺼비를 이용해 마리아를 놀래키며 썩 반기지 않는 모습을 보입니다.
그러나 폭풍우가 치던 그 날 밤, 하나 둘 겁에 질려 마리아의 방에 들어온 아이들과 함께 'My Favorite Things'를 부르며 아이들과 교감하게 됩니다. 그리고 폰트랩 대령이 일 때문에 잠시 떠난 틈을 타 아이들에게 커튼으로 놀이옷을 만들어 입히고는 피크닉을 떠나고 여기서 그 유명한 'Do Re Mi'를 부르며 아이들은 드디어 아이들처럼 지낼 수 있게 됩니다.
하지만 이를 발견한 폰트랩 대령은 당장 마리아에게 짐을 싸서 떠나라고 하는데, 집 안에서 들려오는 아이들의 노랫소리. 처음으로 큰 딸인 리즐과 함께 '에델바이스'를 부르고, 아이들이 백작 부인을 환영하기 위해 마련한 인형극을 보며 아내가 죽고 세계 정세가 변함에 따라 굳어있던 그의 마음도 풀어지는 듯 보입니다. 그리고 이들에게 또 하나의 과제가 생기는데, 바로 가족 합창대회. 폰트랩 가족은 가족 합창대회에서 잘 할 수 있을것인지. 동시에 심상치 않은 독일군의 기세와 오스트리아를 장악해나가는 그들의 모습에 어쩐지 세상은 불안해지기만 합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마리아는 수녀가 될 수 있을까요.
뮤지컬 영화의 정수
처음 어렸을 때 이 영화를 본 이후로 초등학교 졸업때까지 비디오가 늘어져라 봤던 기억이 납니다. 특히 아이들과 마리아가 처음으로 피크닉을 가는 부분이나, 첫째딸인 리즐이 자기가 좋아하는 랄프를 밤에 몰래 만나 16 going on 17을 부르는 장면은 얼마나 설레하면서 봤는지 모르겠습니다.
그런데 이 영화를 본 사람이 생각보다 주변에 없다는 것을 알았을 때는 얼마나 충격을 받았는지 모릅니다. 이 재밌고 좋은 영화를 모르다니. 그렇게 최근에 다시 보게 된 영화는 여전히 재밌고, 감동적이면서 설레기도 하고, 가슴벅차기도 했습니다. 몇몇 부분 이제는 마음에 걸리는 말들이 없진 않았지만 여전히 좋은 영화임에는 충분했습니다.
개성넘치는 7명의 아이들과 함께 자유롭운 마리아와 그들을 바라보는 폰트랩 대령의 눈빛은 이 영화에서 빠트릴 수 없는 매력적인 요소들입니다.
특히 고전 명작 뮤지컬 답게 음악도 무엇하나 빼놓을 수 없고, 아름다운 오스트리아의 풍경 또한 보는 푹 빠져 보게 만듭니다.
혹시 아직 이 영화를 보지 못한 분이 계시다면 추천드립니다. 고전이 고전인데는 다 이유가 있는 거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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